미남은 정신병에 걸려야만 한다
히지카타 여자 앞에서는 언제나 매너 있게 대할 듯
함부로 의심하지도 않고 사생활을 캐묻지도 않고
상대를 통제하려 들지도 않는 완벽한 벤츠
적어도 겉으로는
근데 관계가 깊어질수록 그 현실주의적 성격이 기어코 고질병으로 돋아버림
히지카타나 여자는 서로의 휴대폰을 본 적도 없었고
서로 비밀번호를 물어본 적도 없었음
애초에 여자가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했으니 히지카타는 겉으로라도 전부 맞춰줘야 했었고
어느 날 여자가 자리 비운 사이 평소처럼 몰래 열어보려다 폰 잠금 바뀐 거 확인하면
원래 안 잠갔잖아
왜 걸린 건데
누구지?
생일부터 기념일까지 의미 있는 숫자들 다 눌러봐도 전부 틀렸다는 알림 뿐
횟수를 초과한 휴대폰은 잠겨버렸고 그 화면 내려다보는 히지카타의 머리는 점점 더 아파올 듯
휴대폰 화면마저 손에서 흐른 땀 때문에 축축해지자 결국 실패한 채 여자 오기 전에 제 자리에 돌려놓고
돌아온 여자와 아무 일도 없던 척 다음 데이트 어디로 갈지 대화 꺼내는 서방님
끝내 왜 번호를 바꿨는지도 물어보지 못한 채 혼자 정신 아픈 상태로 데이트 이어가겠지
물어보는 순간 자신이 여태 무슨 짓을 했는지 전부 들키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