𝙾𝚕𝚒𝚟𝚎🍸@dysto_cafe
예전에 했던 고찰의 리믹스 겸 재해석... 캐해가 꽤 바뀌어서 이쪽이 지금 제 정설입니다.
안드레 닉토 (Andre는 코믹스에서 나온 이름이고 원래는 안드레로 읽히는데 러시아식으로 읽게 되면 안드레이가 됨) 은 머리 속 소리가 시끄러워서 되려 조용한 사람이야.
기본적으로 겉으로 봤을 때는 조용하고 생각을 알 수 없는 사람.
우선 공식에서 닉토가 DID, Dissociative idendity disorder (해리성 정체감 장애, 다른 말로 다중인격장애) 이라는 말은 없고 대신 그가 Acute Dissociative Disorder (급성 해리성 장애)에 대한 공식적인 진단을 받았다는 말이 있는데 우선 급성 해리성 장애가 정체감 장애로 반드시 이어지지는 않아. 오히려 말하자면 급성 해리성 장애의 범주 내에 해리성 정체감 장애에 포함되는거지. 그러니 보통 말하는 다중인격 닉토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해.
급성 해리성 장애의 가장 큰 특징은 기억상실 - 이건 과거의 자기 자신을 자신이 아니다, 라고 여기는 점에서 비롯됨 - 과 이인증성 장애 - 자신을 3인칭으로 내려다보고 있다는 감각, 혹은 지금 몸을 움직이는 존재가 내가 아니라는 착각 - 그리고 둔주 - 이건 미시감과 게슈탈트 붕괴에 가까운 것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익숙한 장소가 처음 온 것처럼 느껴지고 익숙한 언어가 읽을 수 없는 외계어 같고, 익숙한 자기 자신의 존재가 희미해서 내가 누구지 싶어지는 감각으로 보통 서브컬쳐에서 등장하는 기억상실과 가장 비슷함 - 이 있어.
닉토는 본래 러시아 정보국 소속이었으니 본래 성격도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은 채로 일을 해내는 사람이었는데 그가 해리성 장애를 얻고 그저 눈에 띄게 드러나는 모습이 우리가 현재 닉토라고 하면 떠오르는 우발적인 폭력성이었으면 좋겠다. 특정 트리거에서 판단력이 거칠어지고, 작전 중 필요 이상으로 잔혹해질 수 있는 존재.
닉토를 원래 알던 사람들이 보면 어…? 하고 의문을 가질 정도고, 그게 헉 쟤 해리성 장애인가? 이정도는 아니었으면 좋겠어. 정말 관련 전공 심리학자가 봐야지만 어. 하는 정도. 겉보기엔 그냥 말수도 적고 읽기 힘든 사람인데 자세히 보면 어딘가 어긋나있는 존재가 닉토. 그의 해리성 장애를 알고 있는 코텍 측에서는 그런 그를 매우 유능하고 일 처리가 확실하지만 오래 가까이 두면 불안한 자산 정도로 판단하고 대우할 것 같아.
즉 닉토는 정신이 산산조각나서 일그러진 존재가 아니라 심각한 외상을 겪고도 멀쩡해보이는 존재 쪽에 가까운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한번이라도 정신과에 들러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모든 정신 질환이 급격하게 심해진 경우 겉으로 괜찮아보이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됨. 마치 매일매일 우울한 사람이 어느 순간 모두 다 우울하고 나의 우울은 패션우울이야. 라고 느끼는 것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순간인 것처럼.
닉토는 아주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상태 같은거야. 왜냐하면 본인은 용병으로 활동하고 심지어 다른 용병들의 리더 역할을 맡을 수 있을 정도로 멀쩡해보이고 멀쩡하게 움직이거든. 그가 그런 위치에 서게 된 것은 그가 정보국에서 일해왔고 모든 일이 있고 나서도 괜찮아 보일 정도로 심지가 굳은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일거야. 그리고 임무 하나 성공하면 그만인 PMC 코텍에서는 그의 정신이 어떻든 임무 도중에 튀어나가지만 않으면 괜찮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고.
보통 팬아트, 팬픽에서 보면 그가 자신을 우리라고 지칭하는 경우가 많던데 솔직히 이건 나도 동의함. (공식에서 뭘 줘야지 캐해를 하든가 말든가 하지) 왜… 내가 내가 아닌 상황인데 그 존재가 ‘나’라고 말하면서 이미 쫓겨나있는 자신을 배제하는 행동을 하면 당연히 불안정한 정신상태를 가진 입장에서 자신을 멈추고 싶지 않겠어? 닉토는 그런 상황에서 이해하지 못하는 자기 자신에게 반항할 것이라고 캐해하고 있어.
언제 한번 한 닉토가 나는… 하고 말을 뗐다가 자신을 기억 못하는 상태 (둔주상태와 이인서이 겹친 상태)의 쫓겨난 닉토가 너만 너냐 나도 너다 << 하면서 마음이 쿵 무거워지는 바람에 닉토가 해리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흔히 보이듯이 훅 조용해지고 두통을 심하게 겪었을 것 같아.
그리고 그 상황에서 스스로를 정돈시키고 나니 다른 코텍 놈들 표정이 미묘해져서 아 실수했다. 라고 눈치챘을 것 같고. 다른 사람들이 그의 해리성 장애에 대해서 알게 된 계기도 그거겠지.
모두가 말하는 다중인격에다가 이것저것 시끄러운 사람으로 닉토를 보지 않는 편이야. 그저 자기 자신을 한 덩어리로 느끼지 못하는거지. 그 분열된, 뜯겨나간 조각들이 드러내는 불연속성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정교한 껍데기로 자신을 감싸고 있는거지.
그래서 닉토가 보이는 조용함은 온화함이나 신중함 따위가 아니라 내부의 소음을 외부로 누출하지 않으려는 행위에 가까워. 마치 이미 깨진 그릇에 니스칠을 해서 그 그릇이 부서지지 않은 척을 하는 듯한 모습이지. 다시 깨지면 그 부분을 재차 니스칠을 하는거고. 그런 식으로 닉토는 자기 자신을 계속 보완하고 고친다고 생각해.
고문 이전과 이후의 닉토가 완전한 별개의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해. 그저 원래 조용하던 사람이었는데 고문 이후로 자기 자신의 정신적 외상이 심각함을 인지하고 더 이상 자신을 믿지 않기 때문에 인간 관계도 만들지 않고 폭력과 통제로 자신을 고정하는 비극적인 존재인거지.
닉토의 내부가 설령 분리된 정말 다중인격 상태라고 할지라도 나는 그의 내부가 감정적인 공동체, 마을 같은 느낌보다는 작전실에 가까울거라고 생각해. 누가 싸울 때에 전면에 서서 살인을 정당화하는지, 누가 기억에 대한 접근권을 가지고 다른 인격들이 보기를 두려워하는 진실을 보는지, 누가 자신의 소음을 바깥으로 내뱉는 것을 막으려고 나머지 인격들을 통제하는지. 그런 체제가 있을거라고 생각하게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