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쯤 닫힌 암막 커튼 틈새로 들어온 도시의 병든 불빛이 구겨진 침대 시트 위를 기어 다니고 있었다.
방 안은 세상과 완벽하게 단절된, 기묘한 진공상태 같았다.
나는 침대 끝에 앉아 손에 쥔 무거운 카메라 바디의 서늘한 금속성을 엄지로 쓸어내렸다.
카메라의 묵직한 하중이 피로한 손목을 짓누르고 있었다.
이내 욕실 문이 열리고 그녀가 나왔다.
짙은 캐릭터 화장은 땀에 번져 반쯤 지워졌고, 조금 전까지 그녀를 다른 세계의 존재로 만들었던 화려한 흰머리 가발은 바닥에 허물처럼 던져졌다.
싸구려 인조 모발의 화학약품 냄새와 달콤한 호텔 비누 향이 기묘하게 섞여 훅 끼쳤다.
"이제 다 찍은 거지?"
프레임 안에서 짓던 과장된 표정은 사라진, 무미건조하고 텅 빈 높은음의 목소리.
그녀가 나른한 걸음으로 다가와 내 무릎 위로 올라앉았다.
미처 다 벗지 못한 코스프레 의상의 차가운 에나멜 장식이 맨살에 닿자 얕은 소름이 돋았다.
나는 가늘고 하얀 그녀의 목덜미를 거친 손으로 감싸 쥐었다.
얇은 피부 아래로 느리게 뛰는 맥박이 느껴졌다.
렌즈 너머로 집요하게 쫓던 비현실적인 피사체가, 비로소 불완전하고 미지근한 살덩이가 되어 품에 무너져 내리는 이 찰나의 괴리감.
나는 꽉 끼는 코스프레 의상을 벗기며, 이 인위적이고도 권태로운 고립 속으로 다시 한번 속절없이 가라앉았다.
나는 좌우 대칭에 대한 강박이 좀 있는 편인데,
어릴때부터 그래왔다는 것을 확신한다.
초딩도 되기전에 나에게 시련을 안겨준 최악의 로봇이 있다.
볼트론.. 좌우 색이 달라서 어린 나에게 괴로움만 주던 녀석이었다.
지금 봐도 너무 별로다.......속에서 뭔가 알 수 없는 불편함이 계속 올라오는 기분..
여동생, 도도한 냥이였는데
말 잘 듣는 멍멍이로 변신한 날 🐾
펜션 방이 5개였는데…
정신 차려보니 4개를 돌아다녔네 ㅎㅎ
이날을 위해 준비한 목줄은 아직도 착용 중.
밖에서도 살짝 차고 다니면서
파이주인님이랑 그날 기억 복기하는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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