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디움 밖은 발자국 소리들로 소란합니다. 그럴 때마다 혹시라도 생존자가 스타디움 밖에서 서성이고 있진 않은지, 혹시 그게 당신일까 봐, 혹시라도 당신이면 먼저 나가 구하고 싶어 새벽에도 반 쯤 깨어 있습니다. 희망을 버리지 않아서, 나의 심중에는 여전히 당신이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눈 좋아하셨지 않습니까. 흰 세상을 사랑하셨던 것 제가 기억합니다. 어린아이처럼, 세상을 다 가진 사람처럼 그렇게 뛰놀다가 제 팔을 붙잡고 말씀하셨잖아요. 안 가면 안 되느냐고. 눈이 내리는 이제야 후회합니다. 제가 남아 옆에서 지켜드렸다면 자정마다 편지 둔갑한 유서는 남기지 않았을까요.
오늘 스타디움 밖에 눈이 내렸던 것 아셨습니까. 눈송이가 우수수 떨어지는 순간마다 햇빛에 반사되는 그 찰나의 부서짐이 눈이 부셔서 김중사님께 보고 드리다 딴짓한다고 혼도 났습니다. 다행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어디서 들었는데, 눈이 오면 그 주위는 따뜻하다고. 온도가 조금씩 올라간답니다.
그래서요? 응, 갔는데. 배식 먼저 받겠다고요? 와⋯, 당연히 속상한 건 당연한 것 아닙니까. 와, 그걸 참으셨습니까? 저 같으면 바로 한 마디 했을 겁니다. 아, 물론 몇 번은 참았겠지만 저도 이, 한계란 게 있지 않겠습니까. 대단하십니다. 그걸 다아 참으시고 경고만 따악. 저는 그런 거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