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치한 종명終命은 무궁히 영광을 받을 수 있나. 말하지 못한 채 꺾인 하루의 뼈가 짧은 불씨처럼 떨다, 가늘게 식어가더라. 쏟아진 육혈에 새긴 침묵. 그간 모든 쓸쓸함을 담고 있었을까. 무너진 몸 위로 까만 성운이 떨어진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테니, 영광은 내가 얹어줄게. 한 떨기 꽃으로.
(네가 내 아픈 손가락이라는 걸 알려나 모르겠다. 순수한 모습을 좋아해서 다가간 거지만, 그러다 사람에게 크게 당할까 염려스러워. 세상은 나쁜 것들 천지라서 그 속의 넌 보옥이라, 조금만 긁혀도 흠집이 날 거니까.) 정말이지? 각오하도록. 마음 단단히. (깨끗해진 재활용 용기를 탁탁 털어내고는 네게 묻는다.) 이거 어디다 버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