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영이는 평소 대부분 상황에 대해서만 질문합니다. 감정과 기분은 잘 묻지 않지요. 어느 날 그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잠시의 침묵 끝에 해결해 줄 수 없다면 묻지 않는 게 낫다는, 애영이다운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저도 대답해 줬습니다. 나도 이제 견딜 만하다고. 그날은 일주기였습니다.
지현이의 말버릇 중에, 아뇨. 습관이라고 해야겠군요. ‘저도 바랄게요.’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대개 그런 말들은 알맹이 없는 빈말이니까요. 거기에 저는 상사의 신분이지요. 그러나 여전히 매일 새벽 기도하더군요. 조용히. ……가끔 그녀의 안위까지도.
목걸이? 이제 이 목걸이에 행운만 남았다는 것을 수긍하는 데에는 나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어. ……아직 사랑하느냐고? 글쎄, 추억은 사랑이 될 수 없지. 남은 사람은 그저 살아갈 뿐인 거고. 적어도 나는 남을 삶을……. 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해. 그것 또한 약속이었으니까.
두 번 놓친 전화를 받았던 순간, 처음으로 바다가 지겹다는 생각을 했다. 우스운 일이었고, 실제로 내 꼴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녀를 발견한 순간에 마지막 데이트를 떠올렸다. 물속은 밀도가 높잖아. 나는 그 고요함이 좋더라. 그 적막 안에 가라앉은 그녀를 물속에서 끌어안은 채로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