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띵@noth1ngisbetter
성범죄 피해자가 언뜻 보기에 비합리적인 반응이나 행동을 보이는 것
이를 ‘5F 반응’이라고 합니다.
성폭행을 당하고 있을 때, 예를 들어 웃어버리거나 그 후에도 가해자와 평범하게 연락을 주고받고, 때로는 스스로 신음하는 척을 하기도 합니다.
이를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라며 위안을 얻는 사람도 있습니다.
애초에 5F 반응은 성범죄 피해뿐만 아니라, 생존에 위협을 받았을 때 느끼는 전반적인 공포에 대한 신체적 반응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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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ht 투쟁
Flight 도주
Freeze 동결
Flop 영합 (순응)
Friend 우호 (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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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 또는 ‘도주’… 이 반응은 위기 회피에 있어 합리적이며 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면 “정말 싫었던 거 맞아?”라며 2차 가해의 손쉬운 표적이 되기 쉽습니다.
싸우거나 도망치지 못한 자기 자신에게 실망하고, 자책하며, 수치스럽게 여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투쟁이나 도주가 불가능할 때, 더 복잡한 환경에 놓여 있을 때, 앞으로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을 때 ‘동결’, ‘영합’, ‘우호’의 반응을 보입니다.
이를 합쳐 5가지로 분류되는 주요 신체 반응… 그것이 바로 5F 반응입니다.
투쟁이나 도주와 마찬가지로, 비합리적이라고 느껴지는 나머지 3가지 반응 역시 본능적인 반응이며, 그 순간에 어떤 것을 선택할지 스스로 통제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눈앞의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 몸은 다음과 같은 준비를 합니다.
・ 심박수와 호흡을 빠르게 하여 근육으로 가는 산소와 혈액을 늘린다.
・ 근육을 수축시켜 필요할 때 바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 소화 등 당장 중요하지 않은 신체 기능은 정지시킨다.
・ 땀을 흘리게 하여 체온 상승을 막는다.
・ 아드레날린을 분비시켜 흥분 상태로 만든다.
・ 코르티솔을 분비시켜 고통을 완화한다.
※ 특히 코르티솔은 이성적인 사고를 방해하는 작용도 있어, 극도의 스트레스나 공포를 느끼면 머리가 어질어질하거나 집중하지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5F 반응은 모두 추가적인 위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살아남기 위한 무의식적인 수단입니다.
【투쟁 (Fight)】
: 물리적으로 싸우거나, 밀치거나, 발버둥 치거나, “그만해”라고 말하는 등 맞서 싸운다.
【도주 (Flight)】
: 도망치거나, 숨거나, 뒷걸음질 치는 등 위험과 거리를 둔다.
【동결 (Freeze)】
: 몸이 굳어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는다.
→ 강간이나 성폭력에 대한 일반적인 반응. 얼어붙는 것 또한 본능적인 생존 반응으로, 예를 들어 동물은 싸움이나 추가적인 위해를 피하기 위해 ‘죽은 척’을 하거나, 불필요한 자극을 주지 않기 위해 얼어붙곤 합니다.
【영합 (Flop)】
: 저항하지 않고 그저 받아들인다.
→ 근육이 이완되는 것을 제외하면 동결과 비슷한 반응. 이는 육체적 고통을 줄이기 위한 자동적인 반응이며, 정신적인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한 셧다운(차단)이기도 합니다.
【우호 (Friend)】
: 우호적으로 행동하여 공격이나 위기를 모면한다.
→ 달래거나, 협상하거나, 뇌물을 주면서 위험한 인물과 ‘친해’진다. 적의를 들키지 않기 위해 마치 호감이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이는 동의했다는 반응이 아니라 본능적인 생존 메커니즘이다.
◼︎기억과 트리거 (촉발 요인)
극도의 공포를 경험했을 때, 뇌는 평소처럼 정보를 처리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가 될 만한 사건이 일어나면, 뇌는 그때의 감정과 감각을 바탕으로 기억을 저장합니다.
그리고 뇌가 현재 상황과 과거 트라우마의 유사점(색, 냄새, 소리 등)을 인식하면, 설령 현재 위험한 상황이 아닐지라도 투쟁, 도주, 동결, 영합, 우호 반응이 활성화됩니다.
‘트리거’로 인한 플래시백은 성적 학대나 강간, 모든 종류의 성피해 트라우마를 경험한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증상일 수 있습니다.
◼︎일본 상황
비동의 간음죄가 신설되기 전에는 ‘폭행, 협박’이라는 엄격한 증명 의무가 일방적으로 피해자 측에 부과되었고, 저항이 인정되지 않아 무죄 판결이 내려지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전국적인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그 후, 성범죄에 관한 많은 법 개정이 이루어졌지만 여전히 미비한 점이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