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는 선생님의 역할을 데이킨과의 관계 안에서만 찾으려 들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제 생각에, 그날 선생님은 데이킨이 아니라 포스너의 이야기 안으로 처음 발을 들인 겁니다. 장담하건대 데이킨보다도 포스너가 졸업 후에 선생님을 더 오래 기억할걸요. 차라리 그 안에서 답을 구하는 게 빠를 수도.
사람은 역할이 주어지면 적응을 하게 되죠. 이를테면 락우드가 제리를, 팀스가 샬럿을 준수하게 연기해 낸 것처럼. 그건 대본 바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헥터는 놀림감을, 교장은 한물간 꼰대를, 피오나는 이 구닥다리 학교의 부토니에르를 맡고 있으니까. 저는 뭐⋯⋯ 연출 정도?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