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는 오독이 아니다. 지나치게 정확히 서술하여 괴물이 된다. 재앙의 원인을 밝혀낸다 해서 재앙이 아니게 되지는 않는다. 누군가의 확신 속에서 죽기보다는 차라리 오래 미해결인 채로 부유하고 싶다. 언어가 닿기 직전, 가장 애타는 오해로 남아 있고 싶다. 세상이 영영 나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가장 아름다운 것들은 언제나 출입 금지의 뒤편에 놓인다. 나는 그 문을 열어 본 적이 있다. 서류철마다 삶이 눌려 있었다. 실종, 관측 실패, 회수 불가, 존재 확인 불능. 행정적인 죽음들. 안쪽 서랍에는 나의 이름이 적힌 파일이 있다. 오늘의 날짜, 그리고 단 한 줄. 그 한 줄을 오래 들여다보았다.
목 끝까지 차오른 밤을 몇 번이나 삼켜 냈는지 모른다. 인생은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아름답지 않아. 다만 누군가는 기도를 하고, 누군가는 담배를 피우고, 누군가는 목숨을 바친다. 깊게 생각하는 것은 병이다. 비단 나의 탓이 아니리라. 나는, 잠시나마 이 기록의 일부였다고. 이토록 죽지 않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