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수술 연속으로 잡힌 날에 이렇게 퍼붓는네. 수술실 바닥 피 닦는 시간보다, 이 시커먼 빗물에 도로 막혀서 구급차 늦어지는 게 훨씬 골치 아픈데.
사람들은 비가 오면 센치해진다고들 하지. 센치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응급실 의사한테 비 오는 날은 로맨스가 아니라 감염 위험률 증가고,
내 사전에 환자 버려두고 타이밍 재는 짓거리 따윈 없어. 시스템이 쓰레기 같으면 내가 뜯어고치면 되는 거고, 인력이 부족하면 내가 밤을 새워서라도 메우면 돼. 똑똑히 봐 둬. 당신들이 가망 없다고 밀어내려고 했던 이 환자, 내가 어떻게 걸어서 병원 문 나가게 만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