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탐(지혜탐험가)@_jitam_
<충격! 현대자동차 계열사 직원에게 들은 현대자동차 자율주행 개발의 현주소>
먼저 글이 늦게 올라온 점 죄송합니다. 딸아이가 유치원 방학이라 정신이 없네요 ㅠㅠ (모든 부모들 존경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글을 쓰겠다'는 예고글이 조회수를 12만이나 기록할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긴 하지만, 부담도 됩니다.
하지만 절대로 '어그로'를 끌기 위한 글이 아니었으며(제 글을 꾸준히 보신 분들은 제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아실 겁니다), '제 기준'에서 놀라운 점이 많았던 게 정말 사실입니다.
------
이 글을 보시기 전에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꼭 이거 먼저 읽어보세요.
이 글은 저의 '자동차공학과' 동기이자, '현대자동차 계열사 중 한 곳'에 근무하는 사람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입니다.
그는 석사를 마치고 입사했으며 회사 근속년수가 길지는 않습니다. 즉, 그가 한 말이 무조건 옳거나 객관적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또한 '보안'의 문제로 제가 들은 이야기를 여기에 모두 쓰지 못했다는 점 양해바랍니다. 그리고 '제 동기'가 말했다는 사실이 노출되지 않도록 밑에 쓴 글의 약 20%는 '과장', '왜곡', '생략'이 들어갔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
현재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은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1. 내부 개발
2. '포티투닷(42dot)' 주도 개발
3. 외부(주로 중국) 기업과의 협력 개발
1. 내부 개발
원래 현대자동차에서는 '주행보조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그게 바로 HDA, HDA2입니다.
그리고 이걸 더 업그레이드 해 향후 나올 제네시스 라인업에 SAE 자율주행 기준 Level 3 수준의 '부분자율주행 시스템'을 만들어 넣으려고 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라이다를 포함하고 있습니다(그래서 G90이 나오고 얼마 뒤에 라이다가 들어간 G90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2023년 말~2024년 초에 회사 내부에서 이 프로젝트를 폐기해버립니다. HDA2가 나온지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HDA3가 없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리고 테슬라와 똑같이
- E2E(End-to-End의 약자로 감지, 계획, 제어를 따로 개발하지 않고 AI 기반으로 통째로 합쳐 개발하는 방식) 기반
- 라이다 없이 카메라 기반
- HDA와 달리 곧바로 Level 4 이상으로 주행 가능한 시스템
을 목표로 자율주행 기술을 다시 개발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에서는 숨김 없이 테슬라가 FSD를 만든 방법을 그대로 벤치마킹해서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이 시스템을 개발할 때 사용하는 테스트용 차량의 카메라 개수와 위치도 테슬라와 똑같다고 합니다.
2. '포티투닷(42dot)' 주도 개발
포티투닷이라는 회사에 대해 아시는 분이 많지 않을 겁니다.
이 회사는 2019년 송창현이라는 사람이 만든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입니다. 그는 애플에서 컴퓨터 비전 및 AI 관련 업무를 담당한 경력이 있으며, 이후 네이버 랩스 대표로 재직하며 자율주행 로봇과 AI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포티투닷의 지분 비율을 늘리다가 2022년 이 회사를 100% 인수해 자회사로 만들었습니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기존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버리고, 플레오스(Pleos)를 선보인 것도 이 회사 인수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물론 플레오스 전체를 포티두닷이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플레오스는 '완전자율주행'까지 염두해두고 만들어지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인만큼 여기에 올라갈 자율주행 기술은 포티투닷이 주도해 만듭니다.
그래서 올해 3월 플레오스 브랜드 발표 때 바로 송창현 '사장'이 나와서 발표한 것입니다. 현재 그는 현대자동차 AVP(Advanced Vehicle Platform)본부 총괄입니다.
문제는 현대자동차 내부에서 1번(내부개발팀)과 2번(포티투닷)이 '독립적으로', '따로따로'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한다는데 있습니다.
물론 현대자동차 같이 큰 회사는 여러 팀에게 같은 임무를 줘서 경쟁을 유도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하지만 경쟁업체보다 이미 많이 늦은 상태에서, 회사 역량을 한곳에 집중해도 될까말까인데, 이렇게 역량을 분산해도 되는지는 의문입니다.
더구나 이런 상황 때문에 '회사 내부 분위기' 역시 부정적입니다. 실제로 1, 2번 개발팀간에 정보 교류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며, '윗선들의 사내정치'로 알력다툼을 하는 게 아닌가하는 '의심'이 드는 상황입니다. (이건 팩트체크가 된 부분이 아닙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현대자동차는 여기에서 발을 하나 더 걸치고 있습니다.
3. 외부(주로 중국) 기업과의 협력 개발
제가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제가 아니라 '현대자동차'에서는 중국 자율주행 기술이 우리나라와 현대자동차에 비해 '훨씬' 앞서있다고 생각하고, 기술격차를 인정합니다.
오타 아닙니다. 중국'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선다고 보는 겁니다.
어느 정도냐 하면, 현대자동차 직원들은 '정기적으로'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을 '배우러' 중국을 다녀옵니다.
'국뽕'에 취한 일부 자동차 유튜버들 많던데, 이게 현실이고 팩트입니다.
한가지 놀라운 사실이 또 있습니다.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이미 현대자동차는 테슬라의 FSD 라이센스 구매에 대해 테슬라와 협상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 문제로 협상이 깨졌다고 합니다.
일론 머스크가 '레거시 자동차 업체'와 FSD 라이센스에 관해 협상한 적이 있다고 했는데, 적어도 현대자동차가 이 중 하나였던 거 같습니다.
중국 업체들은 현대자동차에게 자율주행 플랫폼을 통째로 팔려고 지금도 노력한다고 합니다. 현대자동차도 이를 한 가지 옵션으로 고려중이나, (보안 상의 이유로) 기본적으로는 '공동 개발', '협력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위에 설명했지만, 사실상 중국에 투자해 중국의 기술을 '배워오는 것'입니다.
중국과 협력하면서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들도 몇 가지 있습니다. 저는 이 이유들 때문에 현대자동차가 결국 자체적인 자율주행 플랫폼을 만들지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현대자동차가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딱 한 가지, 가장 큰 이유를 꼽으라면 바로 '실제 주행 데이터'입니다. 그리고 테슬라와 중국의 자율주행기술이 뛰어난 이유도 바로 이 데이터의 양 때문입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자율주행 기술을 발전시킨 이유가 바로 여기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주도 아래, 중국의 모든 자동차 기업들은 '주행 데이터'를 서로 공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게 제가 제 동기에게 들은 모든 말 중 가장 충격적이었습니다.
따라서 규모가 작은 자동차 기업도 중국 전역에 돌아다니는 자동차의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올해나 내년에 불과 '수백 대' 규모의 자율주행 차량을 일반도로, 그것도 특정 지역에서 테스트해 실제 주행 데이터를 모을 거라고 합니다.
당연히 수백만 대 이상의 차량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테슬라와 모든 기업에서 나온 자동차의 데이터를 공유하는 중국의 데이터 수집량에서 비교가 안 됩니다. 갈수록 벌어질 뿐입니다.
이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하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에서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할 때는 기본적으로 그 나라의 '교통체계'에 대한 정보를 입력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중국 개발 업체들은 '그런 거 왜 하냐?'라고 반문했답니다.
알고보니, 중국에는 실제 주행 데이터가 워낙 많아서 그냥 그 데이터로 AI를 학습하는 것만으로도 '교통 체계'를 학습한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AI에게 충분한 바둑 기보를 보여주고 학습시키면, AI가 알아서 '바둑의 규칙'을 이해하는 것과 같습니다.
추가. 대한민국 규제
제 동기는 규제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중국과 미국은 '사고'에 관대합니다.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사고를 피할 수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현대자동차' 마저도 자율주행 개발을 위해 규제를 피해가기 어렵다고 합니다.
자율주행 규제와 관련해 한가지 법리적 해석에만 6개월씩 걸린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지금도 뒤쳐졌는데, 나가는 속도도 느리고, 그마저도 뒤에서 잡아당기고 있는 실정입니다.
-----
저는 테슬라 투자자이지만, 아버지가 현대자동차 협력 업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마 저만큼 현대자동차가 잘 되길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 개발 과정을 내부자에게서 들어보니, 안타까움을 넘어 '절망'까지 느껴졌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내부 개발로 자체적인 완전자율주행 시스템을 구축하는 건 힘들거 같고, 중국 업체보다는 테슬라의 FSD 라이센스를 구매해 '삼성'과 '구글' 관계와 비슷한 관계를 구축해 살아남는 게 최선이 아닐까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읽어보시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좋아요, 재게시, 인용도 많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