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 아까까지 윤이랑 통화하면서 웃었던 게 마치 꿈처럼 느껴지고 허름한 단칸방 안에서 술 취한 남자가 화나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숨 죽이고 있는 지금이 현실이라는 걸 아주 늦은 새벽 잠 못 자고 슬퍼하고
윤은 그런 양을 아니까 전화가 끊어지고 조금 있다가 ‘여섭아 내일 봐 잘자’ 라고 문자함
- 이제 끊을게
- ...... 왜?
- 그냥 내일 학교에서 봐
- 자 잠시만 여섭아
뚜뚜뚜...
전화가 끝나기 무섭게 방문을 쾅 열어버린 어른 남자는 탁자에 딱 붙어 앉은 양을 한 번 슥 보더니 뭐라고 중얼거리면서 양이 앉아 있는 테이블 뒤에 펼쳐져 있는 이불 위로 겉옷 입은 채로 벌러덩 누워버리고
청게두요
집에 오니까 아무도 없고 혼자 라면 먹으려다가 라면도 없어서 그냥 자리에 앉고 문제집 펼쳐서 조금 끄적이던 양
갑자기 저번에 받았던 윤 전화번호 생각 나고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라는 말도 생각나고 무슨 일 없어도 문자해달라는 말도 생각 나서 고민하다가 연락하는데
마법소년 후배선배
자 이게 요술봉이야... 라고 사용 방법 설명하는 양이랑 머리에 하나도 안 들어오지만 일단 열심히 듣는 윤
실습 나가서 양 현장 뛰는 거 보게 되는데 자기한테 알려준 기능은 하나도 안 쓰고 요술봉으로 악당 줘패는 거 윤이 멍하게 보니까 머쓱해져서 ...이게 빨라 이런 말하는 양
왜 비슷한 걸 두 개 사냐고 뭐라 하면 응 그냥 이러고 결제하고 자취방 와서 섭님한테 경제관념이란 무엇이며 돈이 있다고 이렇게 쓰면 안되는 이유에 대해서 1시간 잔소리 풀강 들을 듯
그래도 연하가 사줬는데 환불하라고 할 순 없잖아 고기 사줘야지 기특하니까 이러고 점점 늘어나는 연상 옷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