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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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kinan

리뷰 칼럼 에세이 해설 비평 대담 인터뷰 각종 글과 말 팝니다 / 그리고 결국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한 후에는, 더 완벽한 것은 없으니, 그저 사람들을 믿는 수밖에 없다.

Katılım Aralık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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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펭귄@babybluecream·
뇌가 만든 불균형 | 260331 1. 이 이미지를 처음 보면 오른쪽에 점이 유독 더 많아 보임. 하지만 실제로는 왼쪽에도 동일한 수의 점이 규칙적으로 배치되어 있음. 이게 바로 '니니오의 소멸 착시(Ninio's Extinction Illusion)'라는 시각 착각임. 뇌가 현실을 그대로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재구성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임. 2. 이 착시의 기원은 1870년 독일 생리학자 루디마르 헤르만이 발견한 헤르만 격자(Hermann Grid)로 거슬러 올라감. 격자의 교차점에 어두운 유령 같은 점이 보이는 현상이었는데, 이후 1994년 E. 링겔바흐가 '섬광 격자(Scintillating Grid)'를 발표하면서 교차점에 실제 점을 추가해도 오히려 점이 사라지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이 밝혀졌음. 니니오는 이 흐름을 발전시켜 2000년 점의 소멸 현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함. 3. 핵심 원인 중 하나는 '측면 억제(Lateral Inhibition)'라는 망막 수준의 신경생리 현상임. 하나의 광수용체가 빛에 반응하면, 그 주변 광수용체들의 활동이 억제되는 구조임. 이 메커니즘은 원래 윤곽선과 대비를 선명하게 잡기 위해 진화한 기능이지만, 격자처럼 반복적인 패턴에서는 오히려 실제로 있는 점을 지워버리는 부작용을 냄. 4. 또 다른 핵심 원인은 주변 시야(Peripheral Vision)의 한계임. 눈의 중심부(중심와)에는 빛과 색을 정밀하게 감지하는 원추세포가 밀집해 있는 반면, 주변부로 갈수록 원추세포 밀도가 급격히 떨어짐. 그래서 시선이 닿지 않는 주변 영역의 점은 뇌가 충분한 정보를 받지 못해 '없는 것'으로 처리해버림. 5. 뇌는 빈약한 주변 시야 데이터를 그냥 두지 않고 능동적으로 '채워 넣음(filling-in)'. 주변 맥락을 참고해 배경이 이어진다고 추론하고, 결과적으로 점이 있어야 할 자리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인식하게 됨. 시각이 단순히 빛을 받아들이는 수동적 행위가 아니라 뇌가 끊임없이 편집하는 능동적 과정임을 잘 보여줌. 6. 여기에 '선택적 주의(Selective Attention)'까지 겹침. 시선이 한 곳에 고정되면 뇌의 인지 자원이 그 지점으로 집중되고, 나머지 영역은 처리 우선순위에서 밀려남. 이 때문에 왼쪽처럼 시선에서 먼 영역의 점들은 더욱 쉽게 인식 밖으로 사라짐. 주의를 기울이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 사이에 지각의 불균형이 생기는 것임. 7. 이 착시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과도 연결됨. 오른쪽에 점이 많아 보인다는 첫인상이 생기면, 뇌는 그 인상을 뒷받침하는 증거만 골라 처리하려는 경향이 있음. 왼쪽의 점이 실제로 있어도 이미 형성된 편향이 그 신호를 약하게 만들어버림. 이처럼 시각 착각은 단순한 눈의 문제가 아니라 인지 체계 전반의 작동 방식과 맞닿아 있음. 8. 흥미롭게도, 이 착시는 뇌가 얼마나 '효율 지향적'으로 설계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함. 인간의 뇌 피질 중 약 30~35%가 시각 처리에 할당되어 있는데도, 그 방대한 자원을 전부 균등하게 쓰지 않고 '중요한 것'에 우선 투입함. 그 결과로 전체 화면의 균일한 정보를 놓치게 되는 것임. 9. 일상에서도 이와 비슷한 원리가 작동함. 새 단어나 개념을 한 번 알게 되면 갑자기 그게 어디서나 보이는 것 같은 '바더-마인호프 현상(Baader-Meinhof Phenomenon, 빈도 착각)'이 그 예임. 사실 빈도가 늘어난 게 아니라 뇌가 그것을 주목하기 시작한 것뿐임. 소멸 착시와 마찬가지로, 무엇을 인식하느냐는 세상이 아닌 뇌가 결정한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임. 10. 결국 이 이미지는 하나의 질문을 던짐.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아니면 무엇을 보고 싶어하는 것인가?' 뇌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거울이 아니라, 가진 정보와 습관과 기대치로 끊임없이 현실을 만들어내는 편집자임. 소멸 착시는 그 사실을 논리가 아닌 눈으로 직접 체험하게 해주는 드문 사례임.
펭귄 tweet media
펭귄@babybluecream

당신의 뇌는 오른쪽에 점이 더 많다고 알려주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는 왼쪽에도 똑같이 많은 점들이 있습니다. (멸종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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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나선
오나선@lakinan·
“컷 배치와 최종 말풍선 및 말꼬리 위치 조정, 병합만큼은 누구에게도 맡기지 않습니다. 이거야말로 작업자의 스타일이 드러나는 부분이라 반드시 본인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를 보고 구체적인 차이가 궁금해졌다. aladin.kr/p/HS8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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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나선
오나선@lakinan·
“만화는 컷으로 이루어져 있죠. 세로로 배열되어 있는 웹툰 컷을 횡의 연출에 맞추어, 우리가 흔히 책을 읽을 때 시선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Z자 읽기로 배치하려면 출판만화 문법과 콘티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웹툰 단행본 편집 가이드북](현승희) 인터뷰 stibee.com/api/v1.0/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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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나선
오나선@lakinan·
예술인 갱신해야 해서 재심사 결과 기다리고 있는데 이 정도면 과연 통과가 가능할지조차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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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나선 retweetledi
금음
금음@thalassaaaaaaa·
무엇보다 “세상은 어떠할 수 있다“는 열린 조건문을 통한 낙관과 공포, ”세상은 어떠할 수도 있었다“는 반사실적 조건문을 통한 후회와 향수는 이야기가 아니라면 경험할 수 없다. 현재적이지 않은 것을 경험하고 상상하기 위해서는 이야기가 필요하고 그러한 상상력이 바로 윤리의 가능조건이다.
진_眞_Jean@Jeanfortruth

이야기란 "세계는 어떠하다"는 사실보다 "세계는 어떠해야 한다"는 믿음을 기록하는 것이라서 더욱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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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나선
오나선@lakinan·
@chinmoku_1971 으악…… 감사합니다 이렇게 갈 길 먼 사람이라는 건 비밀로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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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노야로
코노야로@chinmoku_1971·
@lakinan 안녕하세요. 인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에 황송한 이유는 제가 선생님 팬이기 때문입니다. 칼럼은 챙겨 읽고 책은 나중에 사야지 사야지 하고 끝없이 미루다가 이 기회에 바로 결제했습니다. 애국은 지갑과 손발을 통해 실천된다는 조갑제 기자의 말에 공감하는 바 늦어도 팬심 실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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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노야로
코노야로@chinmoku_1971·
무의식에 늦어도 된다는 생각에 그렇게 행동하는거 아닐까 생각한다. ADHD 환자들에게 약속된 시간에 맞춰 오면 거액의 돈을 준다고 약속하거나 늦으면 진짜 때려죽인다고 위협하면 열에 열하나는 5분 아니 한 시간 전 등장하여 대기할거야.
오나선@lakinan

ADHD 인간들 지각 상습범이라 인지행동치료 책에서 자기 환자들은 예약시간에 늦는 게 공통점이더라고 했던 게 생각난다. 차를 타면 주행시간 외에도 주차를 하거나 길이 막히거나 등등 추가로 시간이 소요되기 마련인데 이를 미리 생각하질 않고 다들 딱 달리는 시간만 계산해서 출발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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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나선
오나선@lakinan·
근데 달리기를 잘하는 사람이 있고 어떻게 해도 빠르진 못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그냥 차이가 있더라고요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많은 부분 개선할 순 있는데 그걸 위한 별도의 연습과 주의가 필요하고, 그럼에도 어떤 영역은 의지나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계속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걸) 경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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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나선
오나선@lakinan·
아참 물론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인지행동치료든 약물치료든 효과가 있죠(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더라도) 위 책에서도 친절하게 알려줌 “대학생이 된 ADHD 분들, 교수 면담은 미리 일정을 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생각났다고 불쑥 들이닥치면 안 돼요 병원 수술처럼 예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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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나선
오나선@lakinan·
ADHD 인간들 지각 상습범이라 인지행동치료 책에서 자기 환자들은 예약시간에 늦는 게 공통점이더라고 했던 게 생각난다. 차를 타면 주행시간 외에도 주차를 하거나 길이 막히거나 등등 추가로 시간이 소요되기 마련인데 이를 미리 생각하질 않고 다들 딱 달리는 시간만 계산해서 출발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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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라
겨라@frodofeltafool·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노화혐오= 줌마혐오 모두 제 안의 줌마를 부끄러이 여기고 억누르고 사는데 초경파티, 성인식 같이 줌마정체화 이거 경사로 다뤄져야 합니다 자기계발에 미친 대한민국 진정한 자기계발의 첫걸음은 줌마공경입니다 님들 가슴속 움츠러든 줌마께 손내밀어 보시기 바랍니다
겨라 tweet media
겨라@frodofeltafool

신들린 게 아니라 줌마들린 거예요 님 줌마시대 시작됐다고요 (유의어: 황금기, 전성기; 영어: in my jumma era) 아직 30도 아닌데 조숙하시네요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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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나선
오나선@lakinan·
하나의 사물을 다른 것처럼 보이게 그린다거나 등등. 만화는 구도를 잘 잡거나 묘사를 잘 하는 것과는 또 다른 영역, 컷을 잘 배치하고 구성해서 독자가 읽을 때 이야기가 살아나도록 만드는 영역도 중요하구나 이게 만화 매체의 특징이구나 싶어짐. 물론 세상엔 다른 만화도 많이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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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나선
오나선@lakinan·
보여줌으로써 인물의 내면, 앞으로의 전개 등을 암시적으로 제공)(만화에서도 하긴 하죠 근데 보통은 진지한 분위기에서 쓰지 않나 이걸 일상물에서 상습적으로 쓰다니). 장면을 전환하면서도 컷 분할을 하지 않아 독자가 둘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서 읽도록 만들거나(원칙을 알아야 어길 수 있다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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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나선
오나선@lakinan·
책 궁금 & 연출 기법이 대단하다고 느꼈던 경우로 <나기의 휴식> 등 코나리 미사토의 만화가 생각나는데 컷 구성의 잠재력을 다양한 방향으로 구현하는 듯한 장면이 많았다. “이거, 이름은 몰라도 스킬을 쓰고 있어! 컷 구성 교재 사례로 구석구석 쓸 수 있겠어!” 싶은(내가 교재를 만들 일은 없지만)
니니@nnisnot_there

괜찮다 전반부는 만화의 역사적 정의를 설명하는 것에 할애하고 후반은 구체적 예시의 분석을 통해 만화의 기본 구성 요소를 하나하나 뜯어보는데 ‘무성’과 ‘부동’의 성질으로 인해 독자가 자율적으로 칸들 간의 상호관계를 결정하여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동시성이 창출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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