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이@nomakdae
동료가 입사한 지 6개월 되었습니다. 거의 모든 날 상사에게 욕을 먹으며 버텼고, 6개월째 되던 날 마침내 사직서를 던졌습니다. 상사가 "조금만 더 버텨보게, 젊은 사람이 끈기가 있어야지"라며 붙잡자, 동료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난 반년 동안 저를 마음껏 욕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순간 상사는 멍하니 굳어버렸고, 사무실 안의 모든 직원이 하던 일을 멈췄습니다.
이 상사는 성격이 불같기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특히 신입 사원의 꼬투리 잡는 걸 즐겼죠. 그 전임이었던 인턴은 상사에게 욕을 먹고 다음 날 바로 울면서 짐을 싸 나갔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 동료는 달랐습니다. 매번 욕을 먹을 때마다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메모를 했습니다. 상사가 "이 기획안 로직은 개떡 같구먼!"이라고 소리치면, 그는 '로직 재구성'이라는 네 글자에 동그라미를 쳤습니다. "보고서 하나 제대로 못 만드나? 대학은 장식으로 다녔어?"라고 고함을 치면, 그는 묵묵히 보고서 양식을 고치고 또 고쳐서 더는 트집 잡을 곳이 없게 만들었습니다.
어느 날 밤샘 근무를 하던 중, 저는 탕비실에서 그가 노트를 넘겨보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거기엔 상사의 비난 하나하나가 빼곡히 적혀 있었고, 옆에는 빨간 펜으로 개선 방법이 적혀 있었습니다.
'3월 12일: 상사가 PPT 배색이 난잡하다고 함 -> 해결책: 기초 배색 원리 공부, 업계 우수 사례 참고'
'4월 5일: 보고 시 데이터 인용 오류 -> 조치: 데이터 검토 체크리스트 작성, 더블 체크 습관화'
제가 안타까운 마음에 "상사 성격이 원래 괴팍한 거니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아요"라고 위로하자, 그는 웃으며 답했습니다. "욕하는 말이 아무리 듣기 싫어도, 그중에 저를 성장시킬 문장이 단 하나라도 있다면 헛수고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는 이미 업계 1위인 경쟁사를 목표로 삼고 있었습니다. 5개월 동안 상사의 비난을 개선 리스트로 바꿨을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협업 기회를 이용해 상대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완벽히 익혔던 것입니다. 퇴사 일주일 전, 그는 이미 최종 면접을 통과한 상태였고, 직급은 지금보다 두 단계나 높았습니다.
그의 말을 들은 상사의 얼굴은 붉으락푸르락 변했습니다. 동료는 서류봉투 하나를 건넸습니다. "그동안 제가 정리한 부서 내 빈번한 문제점과 해결 방안입니다. 그간의 '독려'에 대한 저만의 수확입니다. 감사합니다."
회사를 떠나던 날, 그가 저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모든 억울함을 참을 필요는 없지만, 그 억울함을 디딤돌로 만들 수 있다면 결코 헛된 시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훗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그는 이직한 회사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누군가 어떻게 그렇게 빨리 성장했느냐고 물으면 그는 늘 이렇게 말합니다. "한때 저를 거칠게 몰아붙였던 그 사람에게 고맙네요. 그 모진 말들 덕분에 제 빈틈을 하나하나 메울 수 있었거든요."
진정한 '계책'이란 잔머리를 굴려 이득을 챙기는 것이 아닙니다. 남들이 괴롭힘이라 여기는 상황을 남모르게 자신의 성장을 위한 영양분으로 바꾸는 힘입니다. 그의 말처럼, "남이 던진 돌을 제대로 받으면 계단이 되지만, 받지 못하면 발등을 찍히는 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