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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도서협찬
📖 『나는 매일 아침 피를 봅니다』, 박상욱
평소 즐겨 읽지 않던 에세이임에도 이 책의 서평단을 신청한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이었다. 시간이 지나며 내 주변에 ‘병’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들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몰라 침묵하는 쪽에 가까웠다.
소중한 사람이 평생 함께해야 할 희귀질환을 앓고 있음에도, 나는 끝내 적절한 말을 찾지 못했다. 위로를 건네야 한다는 생각과, 섣부른 말이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사이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경험은, 내가 ‘이해하고 있다’고 믿었던 태도가 얼마나 얕았는지를 드러냈다. 이 책을 집어 든 것은 어쩌면 그 무력함을 벗어나기 위한 시도였다.
책 속에서 작가는 아홉 살부터 불치병과 함께 살아온 시간을 담담하게 서술한다. 인상적인 점은, 그 서술이 고통을 ‘극복의 서사’로 밀어붙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우리는 흔히 병을 ‘이겨내야 할 것’으로 전제하지만, 이 책은 그 전제를 조용히 비껴간다. 병은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1형 당뇨를 ‘친구’라고 부르는 태도에서 드러나듯 이미 삶의 일부로 자리 잡은 조건에 가깝게 그려진다.
나는 병을 ‘극복’의 문제로만 이해하고 있었고, 그래서 오히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공감의 부족이 아니라, 전제 자체가 어긋나 있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식단을 조절하고, 자신의 페이스에 맞게 몸을 관리하며 병을 ‘완치’가 아닌 ‘조율’의 대상으로 받아들인다. 이것은 단순한 생활 방식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의 전환에 가깝다. 노력해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에 머물러 있던 나에게, 이 태도는 ‘달라질 수 있는 방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 책은 질병에 대한 이해를 넘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사고방식을 되묻게 만든다. 우리는 종종 결핍을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지만, 그것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공존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익숙하지 않다. 이 책은 그 질문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그 안에서 삶의 방식을 다시 구성해 나간다.
이 책을 통해 병을 지닌 사람을 이해하고 싶다는 처음의 목적에 완전히 도달했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다만 적어도, 그들을 바라보는 나의 기준이 얼마나 단순했는지는 분명히 알게 되었다.
어쩌면 이해란 적절한 말을 고르는 능력이 아니라, 잘못된 전제를 내려놓는 데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좋은 책을 읽을 기회를 제공해준 시공사에 감사드리며, 서평을 마친다.


유명@thewaytolive_
상처를 ‘이렇게나 내가 잘 살고 있다’는 증거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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