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릴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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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책의 여백에 쓴 글(낙서, 주석, 해설 등)을 영어로 마지날리아(marginalia)라고 한다. 서양에는 중세 필사본의 낙서 연구가 전문 분야로 자리잡혀 있고, 근대 이후 유명인들의 소장 도서나 명저에 남겨진 낙서 연구도 꽤 많다고. 한국에서는 조선시대 고문헌이나 한글 소설(세책본) 등의 낙서 연구가 있는데, 그 외에는 들어본 적이 없다. 지금처럼 필사 열풍과 ‘교환독서’ 악플(?) 달기의 붐이 계속되고 데이터가 쌓이면 먼훗날 연구될 듯.


프랑스의 경우 헌법이 애매했기 때문에 대법원과 헌법위원회 해석이 달라서 2007년에 지금과 같은 형태로 개헌한 것임..즉,프랑스 또한 대통령이 재판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석될 여지도 있었다는 거.각 나라의 헌법체계에 따라 충분히 해석할 수 있는데 그런 법은 없는 것처럼 말하는 게 이상해.






기초 대사량의 배신 어린 시절, 할머니댁 다락방에는 늘 촛불이 켜져 있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던 그 방에서 할머니는 밤마다 촛불 하나로 바느질을 하셨다. 그때 나는 신기한 것을 발견했다. 굵고 심지가 큰 초는 환하게 타올랐지만 금세 다 타버렸고, 가늘고 작은 초는 은은한 빛으로 밤새도록 타올랐다. 최근 영국의 대규모 연구가 밝혀낸 사실이 그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우리 몸의 기초대사율, 즉 가만히 있어도 소비되는 에너지량이 높은 사람일수록 수명이 짧다는 것이다. 마치 활활 타오르는 촛불처럼 말이다. 기초대사율이란 우리가 잠들어 있을 때조차 심장을 뛰게 하고, 폐로 숨 쉬게 하며, 체온을 유지하는 데 쓰이는 에너지다. 이는 마치 자동차의 공회전과 같아서, 엔진이 꺼지지 않는 한 계속 연료를 소비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이 공회전 속도가 빠르고, 어떤 사람은 느리다. 연구진은 50만 명이 넘는 영국인의 유전자를 분석해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유전적으로 타고난 기초대사율이 높은 사람들의 부모가 더 일찍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특히 이 현상은 여성에게서 더 뚜렷했다. 남성의 경우 기초대사율이 한 단위 높을 때마다 아버지의 수명이 약 0.46년 단축됐지만, 여성의 경우 어머니의 수명이 1.36년이나 짧아졌다. 왜 그럴까?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은 마치 공장의 용광로와 같다. 뜨겁게 달아오른 용광로는 많은 제품을 만들어내지만, 동시에 그을음과 찌꺼기도 많이 남긴다. 우리 세포도 마찬가지다. 에너지를 많이 만들수록 활성산소라는 유해물질이 많이 생긴다. 이 활성산소는 세포를 공격하고 노화를 촉진한다. 또한 빠른 대사는 심장에도 부담을 준다. 기초대사율이 높은 사람은 평소에도 심장이 더 빨리, 더 세게 뛰어야 한다. 마치 언제나 전력질주하는 말처럼 지쳐가는 것이다. 이 발견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현대인들은 근육을 키워 기초대사율을 높이려 애쓴다. 살을 빼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장기적으로 건강한 선택일까? 물론 적당한 근육과 활동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옛말이 여기서도 통하는 듯하다. 자연을 보면 답이 있다. 거북이는 느리지만 150년을 산다. 벌새는 초당 80번 날갯짓을 하지만 3-5년밖에 살지 못한다. 동면하는 동물들이 유독 장수하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무작정 게으르게 살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우리 몸이라는 엔진을 항상 최고속도로 몰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때로는 천천히, 때로는 쉬어가며, 자신만의 속도를 찾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할머니는 아흔을 넘겨 사셨다. 평생 급한 법이 없으셨고, 천천히 걸으시고, 조용히 사셨다. 그 작고 은은했던 촛불처럼, 오래오래 따뜻한 빛을 내며 사셨다. 어쩌면 장수의 비결은 거창한 곳에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저 자신의 불꽃을 너무 세게 태우지 않는 것, 그것이면 충분할지도. NotebookLM 팟캐스트 notebooklm.google.com/notebook/1d3f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