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까지 장난을 치던 형의 말투가 사뭇 달라진다. 아니, 달라졌다고 느꼈다.
-카2야. 형한테 좀만 더 시간 써주라. 너랑 갈 데가 생각났어. 지금 안 가면 못 봐.
얼마 안 걸려. 형은 헤어질 때마다 쿨하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리는 사람이었다. 그런 형이 날 붙잡는다.
31.
-이야. 너 열사병 직전까지 가던 사람 치곤 청소 잘 한다?
-그건 그때가 특수 케이스인 거잖아요...
-어쨌든 걸릴 뻔 했다는 게 중요한 거지!
야자 시간이 끝나기 얼마 남지 않았다. 엄마의 픽업 시간을 맞추려면 이제 내려가 학교까지 전력질주를 해도 모자라. 내려뒀던 책가방을 서둘러 챙기자
온갖 상황 다 겪어봤지만 자신이 말실수 한 건 처음이라 민망해하는 닝 앞에 두고 패닉 온 밤. 속으론 어떻게 7세반 애들이랑 필체가 똑같지;; 생각하면서 사회생활 하심.
-헉. 어... 네. 죄송합니다. 제가 악감정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구요, 아버님. 제가 확인을 잘 못했나 봐요. 죄송해요.
하원할 때 데리러 온 닝이한테 요즘 별일 없으시냐, 주니어 닝이가 대신 안내장 쓴 것 같아서 말씀 드린다, 안내장 확인 해주시고 계시냐 조심스럽게 질문함. 그럼 닝이 1초 놀라고, 3초 얼타다 5초 됐을 땐 쭈뼛댐. 그리고 겨우 대답할 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한 대답.
-제가 섯, 썼습니다...
닝 글씨체 개발새발 하니까 미혼부닝과 유치원 교사밤이 보고 싶네요. 밤이 애기들 안내장 확인하다가 주니어 닝이네 학부모 코멘트 보고서 집에 뭔 일 있나 걱정함. 주니어 닝이 아니면 못 쓸 것 같은 개발새발한 글씨로 '수고하십니다' 이것만 적혀있어서... 당연히 주니어 닝이 쓴 줄 알고
D군은 나를 의식하는 것처럼 말한 그 날 이후부턴 내게 말을 걸지 않았다. 오히려 D군의 시선을 받는 날엔 내가 제 발 저린 쥐처럼 어떤 반응이라도 하려고 뚝딱거리다 동아리원들의 웃음을 샀다. 그럴 때마다 D군은 군중 심리라는 것도 모르는지 따라 웃지 않았다. 쪽팔렸다.
-아. 응. 듣고 있어.
-내가 떨어진 자리에 비전공자가 실력이 좋아서 붙었다는 건 이해가 되는데,
기타를 조율하는 척 딴청을 피우던 게 걸렸나. D군은 내 기타를 뺏어가 현을 뜯으며 태핑한다. 그제서야 바라본 D군의 얼굴을 보자마자 알았다.
-재미가 없으신가 해서.
악의 아닌 호기심이란 걸.
#닝밤
캠게 밴드 동아리
드럼 닝 × 너드 기타 밤
곱창집에서 술자리를 가진 밴드 동아리. 분위기가 무르익던 중 베이스를 맡고 있던 B군과 신시사이저 S양이 비밀 연애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듣고 있던 보컬 V양은 B군과 사귀는 건 나라며 길길이 날뛰고 있다. 이때 D군과 G군의 반응은?
닝밤의 좋은 점.
누가 봐도 곱상하고 중성적인 쪽이 어떻게든 남성미 어필하고 싶어서 카2야, 안 무거워? 형이 도와줄까? 이러는데
누가 봐도 남자. 순수 피지컬로 무수리들 압살하시는 분께서 엥ㅎㅎ 아녜용~쉬세요 오빠 나만 믿으세요ㅎㅎ 하면서 우렁각시+대감집 노비 롤 다 함.
제가 요즘 뜸한 이유는 내 남자들 컴백 한시간 전에 불합에 가까운 예비 합격을 받아버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밍하며 새로운 닝밤이 떴나 염탐하러 왔기 때문에, 그냥 충격을 가장한 게으름일 뿐인 걸 깨닫고 닝밤 하러 왔어요. 네. 제 미래는 닝밤으로 돔 뻬리농을 까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