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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서 일하는 삶이 딱히 행복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그냥 돈을 벌 수 있으니까 버티고 있는 쪽에 가깝다.
나는 스스로 평범한 사람과는 조금 다르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청각장애가 있는 것도 그렇고, 최근에는 ‘크론병’이라는 병까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도 다행인 건, 내 아내다.
아내는 지금도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가 최대한 평범하게 살 수 있도록 옆에서 계속 도와준다.
아침 7시 30분까지 공장에 가야 하는 내 일정에 맞춰
아침을 챙겨주거나 도시락을 싸주고,
운전을 못 하는 나를 대신해 출근도 시켜주고
퇴근 시간인 5시에 맞춰 데리러 온다.
그래서 나는 늘 생각한다.
‘내가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연애할 때부터, 결혼하고 나서도 계속.
청소는 나름 자신 있어서 꾸준히 하고 있고,
요리는 잘 못하지만 재료 손질은 내가 맡는다.
아내랑 다르게 물컹한 촉감이나 이런 데 거부감이 없어서
살아 있는 것도 직접 처리하는 편이다.
음식물 쓰레기나 분리수거도 내가 맡고,
컴퓨터 작업이나 가구 조립, 정리 같은 것도 내가 한다.
몸 쓰는 일은 오래 해와서 익숙하다 보니
집에서도 계속 뭔가를 하고 있게 된다.
처갓집 가서도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다 돕는다.
그런데도 한편으로는 늘 마음이 걸린다.
연애 때부터 지금까지,
어딘가 ‘병수발을 받는 느낌’이 마음에 남아 있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 지칠 수가 없다.
8시부터 5시까지 계속되는 노동도,
집에 와서 이어지는 집안일도,
아내랑 같이 하는 운동이나 시간들도.
사실 힘들 때 많다.
일하기 싫을 때도 많다.
예전엔 정신적으로 무너질 때도 있었는데
요즘은 그럴 틈도 없다. 그냥 계속 바쁘다.
평일엔 일하고, 집안일 하고, 같이 시간 보내고,
주말엔 아내 매장 가서 청소하고 정리하고.
둘 다 제대로 쉰 지 꽤 오래됐다.
쉬고 싶다는 생각은 늘 있지만
하루 쉬면 바로 타격이 오는 상황이라
쉽게 결정도 못 한다.
그래도
멈출 수 없는 이유가 있으니까
오늘도 그냥 계속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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