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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처에서 정책 이름 짓는 걸 보고 있으면 가끔 동화 작가나 사이비 종교 교주가 취업한 게 아닌가 싶다. 햇빛소득마을. 이름 한번 기가 막히게 서정적이고 따뜻하다. 햇빛이 비추면 하늘에서 돈다발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마법의 단어다. 그런데 실상을 들여다보면 이 네이밍이 얼마나 지독하게 위선적이고 솔직하지 못한지 단박에 알 수 있다. 정확하고 건조한 워딩으로 고쳐주자면, 세금 85퍼센트 털어 넣은 흉물스러운 태양광 패널 마을이 맞다.
시골 마을의 유휴부지나 공공부지에 1메가와트급 태양광 패널을 깔아버리겠다는 건, 그나마 남아있던 탁 트인 자연경관을 시커먼 유리판들로 빈틈없이 덮어버리겠다는 소리다. 과거 산비탈 나무들 다 베어내고 태양광 패널 꽂았다가 산사태 나고 흉물로 방치됐던 그 끔찍한 풍경을 잊었나. 이제 그 시각적 테러를 전국 2500개 동네로 확장하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미관 구린 동네로 소문나서 귀농 귀촌은커녕 지나가던 사람들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텐데, 이걸 두고 지역 소멸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 모델이라고 자평하는 장관의 뻔뻔함에는 헛웃음조차 아깝다.
태양광 효율이 그렇게 기가 막히게 좋고 돈이 복사되는 황금알 낳는 거위라면, 왜 설치비의 85퍼센트씩이나 정부가 융자나 보조금으로 퍼줘야만 돌아가는 걸까. 시장 논리상 경제성이 떨어지니까 세금으로 멱살 잡고 억지로 끌고 가는 거다.
기사에는 국내 생산 기자재 활용을 의무화한다고 그럴싸하게 적어놨지만, 이 바닥 생리를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껍데기만 국산이지 그 안에 들어가는 핵심 셀이나 부품, 원자재는 결국 값싼 중국산이 장악하고 있는 게 뼈아픈 현실이다. 겉으로는 기후 위기 대응과 에너지 자립을 외치지만, 뒤로는 중국 태양광 업체들 창고 비워주고 중간에서 설치 공사 따내는 태양광 업자들 회식비 챙겨주는 거대한 세금 빼먹기 카르텔이 눈에 훤하다.
마을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월 천만 원씩 수익을 낸다고 자랑하는데, 그 수익의 본질이 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태양광으로 만든 전기를 한전이 비싼 값에 의무적으로 사주니까 유지되는 수익이다. 한국전력은 지금 천문학적인 빚더미에 깔려 숨통이 끊어지기 직전인데, 거따 대고 비싼 태양광 전기 사주라고 계통 우선 접속까지 법으로 밀어붙이겠단다.
결국 그 낭만적인 햇빛 소득이라는 건 하늘에서 공짜로 떨어진 게 아니다. 도시에서 매일 전기를 써야 하는 평범한 국민들의 전기요금 고지서에서 삥을 뜯고,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할 세금을 끌어다 마을 조합원들 주머니에 꽂아주는 전형적인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다.
아름다운 자연을 시커먼 중국산 패널로 흉측하게 덮어버리고, 국민 세금과 전기료를 쥐어짜서 특정 조합과 업자들 배를 불리는 사업. 그걸 햇빛소득마을이라는 시적인 이름으로 포장하는 이 기막힌 촌극. 몇 년 뒤 전국 2500곳에 깔린 그 태양광 패널들이 수명을 다하고 썩어가는 폐기물이 되어 산더미처럼 쌓일 때, 그때도 저들은 햇빛 타령을 하며 감성 팔이를 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흉물이 된 마을의 간판 불을 끄고 거대한 쓰레기통을 치워야 하는 비용 역시, 온전히 묵묵히 세금을 내는 우리들의 몫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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