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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가 이더리움 대신 '스텔라'를 골랐습니다 — DTCC의 충격적 선택, 무슨 의미일까요?
이번 주 암호화폐 시장에서 조용하지만 묵직한 뉴스가 하나 터졌습니다. 미국 예탁결제원 DTCC가 토큰화 사업의 공식 인프라로 스텔라(XLM)를 선택했다는 소식이었죠. 발표 직후 XLM 가격은 8% 넘게 급등하며 0.16달러를 돌파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가격 움직임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왜 하필 이더리움(ETH)이 아니라 스텔라였을까?”라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의 한 교수가 정면으로 답을 내놓았고, 그 답변은 단순한 코인 비교를 넘어 앞으로 10년, 20년 동안 글로벌 금융 인프라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사건이 가진 진짜 의미를 쉽고 자세하게, 그러나 깊이 있게 풀어드리겠습니다.
먼저 DTCC가 어떤 기관인지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DTCC(The Depository Trust & Clearing Corporation)는 미국 금융 시스템의 심장이자 백엔드입니다. 쉽게 말해, 여러분이 미국 주식이나 ETF, 채권을 사고팔 때 그 거래가 최종적으로 정산되고 안전하게 보관되는 곳이 바로 DTCC예요. 월가의 대형 은행, 자산운용사, 증권사, 그리고 중앙예탁 시스템까지 모든 곳과 연결된, 말 그대로 미국 자본시장의 중앙 관제탑 역할을 합니다. 규모를 보면 그 위상이 실감납니다. DTCC 자회사들이 2025년 한 해 동안 처리한 거래 규모만 무려 4.7경 달러에 달합니다. 1경이 1조의 1만 배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숫자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수준입니다. DTCC가 수탁·관리하는 자산 규모 역시 150개국에서 온 114조 달러에 이릅니다. 미국 내 대부분의 증권 거래가 결국 이 기관을 통과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DTCC가 “우리도 블록체인 위에서 자산을 토큰화하겠다”고 선언한 것 자체가 이미 엄청난 사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 놀라운 점은, 그 무대로 완전 퍼블릭 블록체인인 스텔라를 콕 집어 선택했다는 사실입니다.
2026년 5월 27일, DTCC와 스텔라 개발재단(SDF)이 공식 파트너십을 발표했습니다. 내용은 명확합니다. DTC가 보관 중인 실물자산을 스텔라 네트워크에서 토큰화하겠다는 계획이며, 대상은 러셀 1000 구성 종목, 주요 지수 ETF, 미국 국채(단기·중기·장기), 그리고 다양한 회사채와 기타 채권 등 고유동성 자산입니다. 출시 목표 시점은 2027년 상반기입니다. 이 사업의 법적 근거는 2025년 12월 SEC가 발급한 ‘무대응의견서(No-Action Letter)’입니다. 이는 DTCC가 수탁 자산을 토큰화하는 서비스를 운영해도 제재하지 않겠다는 사실상의 청신호였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구조적 특징이 있습니다. DTCC는 자산의 ‘진짜 원본 기록’을 계속 본인들이 직접 보유합니다. 블록체인 위에 올라가는 토큰은 그 원본을 비추는 ‘거울 기록(mirrored record)’ 역할을 하는 것이죠. 따라서 토큰화된 자산이라 하더라도 기존 증권과 똑같은 법적 보호와 투자자 권리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이 장치 덕분에 기관들이 안심하고 블록체인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핵심 질문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왜 이더리움이 아니라 스텔라였을까요? 여기에 답을 준 인물이 바로 오스틴 캠벨(Austin Campbell) 교수입니다. 그는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 겸임 교수이면서 NYU Stern에서도 디지털 자산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력이 화려합니다. JP모건과 씨티에서 채권 트레이딩 데스크를 이끌었고, 세계 3대 스테이블코인 중 하나인 팍소스(Paxos)의 포트폴리오 운용을 총괄했던 실무 전문가입니다. 이론과 실무를 모두 겪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분석을 그는 X에서 장문의 스레드로 공개했습니다. 그의 핵심 메시지는 한 문장으로 압축됩니다. “검열 저항 화폐와 주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은 양립할 수 없다.” 암호화폐의 핵심 철학 중 하나가 ‘검열 저항성’입니다. 누구도 내 자산을 막거나 동결할 수 없다는 것이죠. 이더리움이 추구하는 가치가 정확히 이 방향입니다. 그런데 캠벨 교수는 이렇게 지적합니다. 탈중앙화에는 실질적인 비용이 따른다고요. 그리고 그 비용이 편익을 크게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즉, 자유로운 건 좋지만 ‘아무도 통제하지 못하는 시스템’은 거대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오히려 치명적인 리스크라는 것입니다.
스텔라가 선택된 이유를 캠벨 교수는 세 가지 결정적 강점으로 정리했습니다. 첫째, 통제 가능한 개방형 네트워크입니다. 스텔라는 완전 무허가 체인이 아닙니다. 누구나 지갑을 만들고 체인을 투명하게 조회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진짜 퍼블릭 블록체인이 맞습니다. 그러나 합의 방식이 다릅니다. 스텔라는 ‘신뢰 기반 합의(SCP, 연합형 비잔틴 합의)’를 사용합니다. 검증자(밸리데이터)가 익명의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기관이 직접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선택할 수 있는 구조라는 뜻입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누가 이 네트워크를 검증하는지 알 수 있다”는 점이 엄청난 안도감을 줍니다. 둘째, 레이어1 차원의 자산 통제 기능입니다. 캠벨 교수가 가장 강조한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스텔라는 프로토콜 자체에 화이트리스트, 블랙리스트, 자산 동결(Freeze), 압류(Seize), 발행자 권한 설정 등의 기능이 기본으로 내장되어 있습니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복잡하게 짤 필요 없이, 프로토콜 레벨에서 즉시 실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기관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는 극단적인 예시를 들었습니다. 만약 북한 같은 제재 대상이 스텔라에서 자산을 탈취하려 한다면, 정상적인 기업 검증자들이 그 거래를 인정하지 않으면 즉시 차단된다고요. 이것이 바로 주류 금융이 원하는 ‘검열 능력’이라는 것입니다. 셋째, 이더리움과의 결정적 차이입니다. 이더리움은 너무 탈중앙화되어 있어서 법원 명령, 민사 청구, 혹은 대형 해킹 후 자금 복구 같은 상황에 대응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캠벨 교수의 표현을 빌리면 “큰 해킹이 발생해도 고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죠. 고객 자산을 다루는 기관이 “사고 나면 못 고칠 수도 있어요”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그는 결론적으로 “주류 금융 인프라가 되려면 악의적 행위자를 차단할 검열 능력을 갖춘 개방형 원장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텔라가 바로 그 ‘딱 적당한 중간 지점’에 있다는 평가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을 “이더리움의 패배”로 단정 지으면 안 됩니다. 이더리움 진영의 반론도 상당히 강력합니다. 첫째, 여전히 압도적인 생태계입니다. RWA 프로젝트 수, 디파이 유동성, 스테이블코인 규모, 스마트 컨트랙트 생태계 모두에서 이더리움이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블랙록의 BUIDL 펀드, 프랭클린 템플턴의 온체인 펀드, 주요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대부분이 이더리움이나 EVM 계열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둘째, “검열 가능한 블록체인이 무슨 의미냐”는 본질적 질문입니다.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자산을 동결하고 압류할 수 있는 블록체인이면 결국 기존 은행 데이터베이스와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탈중앙화의 가치가 훼손되고, 국가 권력에 종속되며, 금융 검열이 가능해진다는 우려입니다. 실제로 같은 컬럼비아대 교수인 오미드 말레칸은 정반대 입장입니다. 그는 “결국 자산도, 기업도, 규제 당국도 모두 탈중앙 네트워크로 모이게 될 것이고, 탈중앙화가 기본값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같은 학교 교수끼리도 의견이 갈릴 만큼, 이 문제는 정답이 정해진 것이 아닙니다.
제가 보기에 이번 사건의 진짜 메시지는 시장이 두 갈래로 나뉘어 동시에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현실 세계 금융은 규제, 자산 압류, 제재, 신원 인증, 법적 책임을 반드시 필요로 합니다. 이걸 감당할 수 있는 ‘통제 가능한 디지털 레일’이 한 축이고, 또 다른 축은 검열 저항과 무허가 자유를 추구하는 ‘인터넷 네이티브 금융’입니다. 대략 이렇게 분화될 전망입니다. 기관형 RWA 시장에서는 스텔라(XLM), XRP 계열, 허가형 EVM, 캔톤 네트워크 등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디파이와 온체인 자본시장 영역에서는 이더리움이 계속 중심을 잡을 것입니다. 초고속 소비자 금융은 솔라나 같은 고성능 체인이, 국가·CBDC 실험은 프라이빗 체인 혼합 모델이 각각 영역을 차지하는 형태입니다. 참고로 DTCC는 이미 캔톤 네트워크(프라이빗/허가형)와 연결되어 있었고, 이번에 스텔라를 두 번째 퍼블릭 체인으로 추가한 것입니다. 즉 ‘멀티체인 전략’을 명확히 보여주는 움직임입니다. 스텔라가 선택된 데는 이미 쌓아온 실적도 한몫했습니다. 프랭클린 템플턴의 국채 토큰화 펀드(BENJI) 등을 통해 기관급 자산을 온체인에 올린 경험이 충분히 쌓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DTCC + 스텔라 이슈는 단순한 알트코인 호재 뉴스가 아닙니다. 본질은 한 문장으로 압축됩니다. “미래 금융 시스템은 자유를 우선할 것인가, 통제를 우선할 것인가?” 그리고 지금 월가와 규제 당국은 분명히 ‘통제 가능한 블록체인’ 쪽으로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이번 선택이 그 증거입니다. 다만 동시에, 검열 저항 자산과 글로벌 디파이 유동성 영역에서는 여전히 이더리움의 영향력이 압도적이라는 점도 시장은 함께 보고 있습니다. 결국 승자는 한 명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목적이 다르면 도구도 달라지는 법이니까요. 투자자 입장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어떤 코인이 오를까?”가 아니라 “거대 기관들이 어떤 구조를 신뢰하기 시작했는가?”를 읽는 안목입니다. 2027년 상반기, DTCC의 토큰화 자산이 실제로 스텔라 위에서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 흐름은 더욱 선명해질 것입니다. 기술이 금융을 따라가는 시대에서, 이제는 금융이 기술을 선택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 선택의 첫 번째 공식 신호가 바로 DTCC의 스텔라 채택입니다.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자산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