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이 술이다. 주 6일이 술이다.
나름 룰이랍시고 소주 한 병, 그 이상도 이하도 도전하지 않지만.. 매일같이 마신다는 자체가 이미 병들었다는 증거겠지.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싶은데, 막상 끊으면 마음이 허전할까봐. 못 견딜까봐. 그게 무섭다. 어쩌면 허전하다는 말조차도 핑계겠지.
종종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지하 단칸방 산다, 냄새난다며 놀림 받던 초등 시절을 거쳐.
찐따, 친구도 없고, 선생님들만 널 좋아한다며, 급식 먹고 남은 짬은 내게로 쏟아붓던 그 때.
아무런 연유도 없이 그 때가 종종 생각난다.
그들은 장난이라 얼버무리겠지. 허나 내겐 뼛속 깊이 새겨진 악몽들.
4월 16일, 10월 29일, 12월 29일..
달력을 볼 때마다 흠칫 하게 되는 날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무리 애쓴다 한들, 그런 날들이 더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내가 그 날에 갇힐 수도 있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
기억은 힘이 세다, 는 말을 되새기며..
삶과 죽음은 한 끗 차이라는 말을 믿는다.
허나, 머리로만 알 뿐 마음으로는 영영 이해하지 못할 터.
때로는 세상이 얄궂다.
인간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규율이 있겠지. 당신들만의 법칙이 있겠지.
한 통의 부고 문자를 받았다.
이생의 고통은 벗고, 내생의 행복을 짊어지길 바라본다.
1년 중 가장 우울한 날.
내 가치를 증명하지 못해서, 태어날 자격이 있었나 싶어서, 이때까지 왜 꾸역꾸역 살아냈나 싶어서.
그래서 제일 아프고, 힘들고, 서럽고, 슬프고, 화나고, 무기력한 날.
오지 마라 그렇게 기도해도 일 년에 한 번은 오더라. 이치가 그렇더라.
나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퇴근은 24시지만, 일은 23시 무렵에 마무리된다. 남은 1시간은 최종 점검을 하고, 뒷정리를 하는 데 쓴다.
이런 암묵적인 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꼭~ 꼭 23시 55분에 일거리를 주는 담당자의 마음은 뭘까?
단체 퇴근이기에, 괜히 눈치만 보이고.
그렇다, 오늘은 내가 그 '눈치' 보일 사람이다. 휴~
나를 다그치는 사람이 없는데, 왜인지 모르게 자꾸 쭈그러드는 듯한 기분이 드는거야.
이유를 찾으려고 했지. 아 왜지. 왜일까.
이토록 따가운 시선,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한걸까.
찾고보니 결국 나였음을.
그 누구도 내 편이 되어주지 않았고,
나 마저도 내 편이 되어주지 않았구나..
'혼자 사는 데 아프면 제일 서럽다'
어렴풋 짐작은 했지만, 피부로 와닿진 않았다. 살면서 아파본 적 없는 것도 아니고, 혼자라고 서러울 건 뭐야- 하면서.
이제사 느낀다. 찐이네. 슬프지도 않은데 그냥 눈물이 나네 😂
유통기한 지난 양반 전복죽 데우며
내일은 낫겠지, 그렇겠지, 되뇌어본다.